“정권교체 못할 黨” vs “남탓뿐인 조직”… 정치생명 건 文-安싸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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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2/2野 막판 경쟁]

큰절에 깜짝… 등에 업혀 활짝 여야 각 당이 총선 전 마지막 휴일인 10일 수도권에서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맨위쪽 사진 왼쪽)가 경기 남양주시에서 열린 지원 유세 도중 한 시민이 큰절을 하자 만류하기 
위해 계단을 뛰어 내려가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아래쪽 사진 위)는 이날 경기 고양시 미관광장에서 열린 합동 유세 
도중 이균철 후보(고양을)가 어부바 퍼포먼스를 하자 활짝 웃고 있다. 남양주=뉴스1·고양=뉴시스
큰절에 깜짝… 등에 업혀 활짝 여야 각 당이 총선 전 마지막 휴일인 10일 수도권에서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맨위쪽 사진 왼쪽)가 경기 남양주시에서 열린 지원 유세 도중 한 시민이 큰절을 하자 만류하기 위해 계단을 뛰어 내려가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아래쪽 사진 위)는 이날 경기 고양시 미관광장에서 열린 합동 유세 도중 이균철 후보(고양을)가 어부바 퍼포먼스를 하자 활짝 웃고 있다. 남양주=뉴스1·고양=뉴시스
“안철수 대표를 제외하고는 호남 바깥에 한 명도 없는 당이 어떻게 정권 교체의 역할을 하겠느냐.”(9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남 탓하는 조직이나 사람치고 제대로 된 게 없다.”(10일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문 전 대표는 8, 9일 1박 2일간 방문한 호남에 이어 10일 수도권에서도 연일 안 대표와 국민의당에 맹공을 가했다. 안 대표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전선을 넓히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문 전 대표와 안 대표 둘 중 한 명은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어 두 사람은 한 치의 양보 없는 벼랑 끝 승부를 벌이고 있다.

○ 文 “호남 재방문” vs 安 “수도권 집중”

호남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안 대표가 막판 수도권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문 전 대표는 11일 다시 호남을 방문하기로 했다. 전남 광양과 여수를 시작으로 선거일 전날인 12일 오후까지 전남과 광주 주요 접전지에서 유세를 벌이고 상경해 12일 저녁 마지막 수도권 지원유세를 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 측은 ‘무릎 사과’와 ‘호남 지지 없으면 대선 불출마’ 선언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 일각의 ‘반문(반문재인) 정서’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활용하겠다는 판단이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호남의) 여러 군데 (후보들의) 요청이 있다”며 “김종인 대표가 (물리적으로) 가지 못하는 곳을 나눠서 (문 전 대표가)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막판 호남에서 새로운 돌발변수 등장을 경계하며 수도권에 집중하고 있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문 전 대표의 1차 호남 방문 효과에 대해 “자체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혀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대표의 호남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는 “호남에 다시 갈 계획은 없다”며 “수도권 경합 지역, 수도권 녹색바람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략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자칫 안 대표까지 호남을 방문할 경우 선거 막판 호남에서 문 전 대표와 안 대표를 놓고 야권 차기 대선 주자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듯하다.

○ 전선 좁히는 文 vs 확전하는 安

앞서 문 전 대표는 호남 방문 이틀째인 9일 ‘호남의 전략적 투표’를 강조했다. 전날 광주 민주화의 상징인 충장로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깜짝 선언 이후 내놓은 국민의당을 겨냥한 메시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무등산에서 시민들과 만나 “국민의당은 호남 밖에서는 안철수 대표 한 명 말고는 당선될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더민주당이 많이 부족했고 실망시킨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새누리당과 맞서 정권을 교체할 세력은 더민주당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이를 적극 반박하며 새누리당까지 동시에 비판했다. 안 대표는 10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유세 중 기자들을 만나 “거대 양당이 창당한 지 이제 두 달 된 국민의당 탓만 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의 나쁜 정치, 더민주당의 낡은 정치를 깰 것”이라고 말했다. 타깃을 새누리당으로까지 확장해 ‘문재인 대 안철수’ 간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문재인#안철수#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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