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투표, 역대 최다 ‘110만+α’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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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4·13 총선/총선 D-7]단일화 무산-국민의당 지지율 상승
與내분까지 겹쳐 절충형 선택 늘듯… 19代때 110만명보다 많아질 전망

‘지역구 후보 따로, 비례대표 정당 따로’ 선택하는 교차투표 여부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4·13총선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교차투표 가능성이 커진 건 수도권 선거의 최대 변수였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된 데다 ‘제3당’인 국민의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현재 수도권에 나선 국민의당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사표(死票) 방지 심리에 따라 지역구에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야권 후보를 찍고, 비례대표는 선호 정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의 공천 내전(內戰)에 실망한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박빙 지역구 투표는 새누리당 후보에게 하더라도 비례대표 투표는 다른 정당에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는 호남에서도 유권자들이 한쪽에 표를 몰아주기보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각각 달리 투표할 개연성이 있다. 일종의 ‘자기절충’ 선택이다.

한국갤럽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교차투표 기류를 확인할 수 있다. 투표할 후보의 소속 정당을 묻는 질문에 △새누리당 34% △더불어민주당 21% △국민의당 8% △정의당 3% 순이었다. 반면 투표할 비례대표 정당을 묻자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은 각각 33%, 21%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국민의당은 15%, 정의당은 7%였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전체 지역구에서 43.3%를 득표했다. 반면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은 41.9%였다. 19만여 명이 다른 정당을 찍거나 정당 투표를 포기한 것이다. 통합민주당도 비례대표 득표율(35.7%)이 전체 지역구 득표율(37.9%)보다 2.2%포인트 낮았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에서 이탈한 정당 투표 중 상당수는 자유선진당이나 통합진보당으로 옮겨갔다. 선진당은 비례대표 득표수가 지역구 득표수보다 21만여 표, 통진당은 90만여 표 많았다. 이들을 합하면 110만여 명이 교차투표를 했다는 얘기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학계에선 통상 교차투표 비율을 10% 내외로 보는데 이번엔 수도권 접전지역이 많고 국민의당 변수가 있어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강경석 기자
#투표#선거#단일화무산#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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