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지역구 ‘無공천’으로 비워둘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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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공관위, 후보 안낼 가능성 커… 불출마 선언하든 탈당하라는 뜻

새누리당 지도부도, 공천관리위원회도 21일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공천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후보 등록일(24, 25일)까지 유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후보를 내지 않고 ‘무(無)공천 지역’으로 남겨둘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든, 불출마를 선언하고 당에 남든 스스로 결정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날 유 전 원내대표 공천 여부에 대해 거듭 “(본인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관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폭탄을 잘 만져야지 잘못하면 터진다”고 했다. 최고위원회와 공관위가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이제는 ‘폭탄 놔두기’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22일 오후 9시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유 전 원내대표 문제를 포함한 공천 내홍을 일괄 정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도 유 전 원내대표 문제는 정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엔 유 전 원내대표가 ‘무소속 출마’를 선택하기 힘들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다. 친박계의 한 최고위원은 “유 전 원내대표가 유치원생도 아닌데 공천을 안 준다는 상황에서 출마할 수 있겠느냐. 당적이 있어야 후일을 도모할 텐데 쉽게 탈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무공천 결정은 ‘꼼수’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게 당 지도부나 공관위의 부담이다. 정당이 자신의 ‘텃밭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은 전례는 찾기 힘들다. 자칫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일어 민심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유 전 원내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면 후보 등록이 시작되기 전날인 23일까지 탈당해야 한다. 그의 선택이 여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21일 발표된 경선 결과 이번에도 ‘진박(진짜 친박)’으로 꼽히는 후보들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강석훈 의원(서울 서초을)은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에게,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서울 중-성동을)은 지상욱 당협위원장에게 패했다. 경북 영주-문경-예천에선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사 선배이자 현역 의원인 장윤석(3선), 이한성(재선) 두 의원을 모두 제치고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이재명 egija@donga.com·고성호 기자
#유승민#새누리당#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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