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피플] 양무승 회장 “관광산업 발전, 동반성장이 답”

김재범 기자

입력 2016-07-25 05:45 수정 2016-11-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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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여행업계의 활발한 협력을 통해 한일관광교류 1000만 시대를 앞당기고 싶다.” 6월 도호쿠, 8월 규슈 등 지진피해를 입은 일본 지역에 대규모 민간 방문단을 이끌고 찾아가 상호 교류의 ‘감성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한국여행업협회 양무승 회장

8월 ‘구마모토 응원단’ 파견
지진 현장 격려·관광지 시찰

관광은 손익보다 상호 교류
먼저 손 내밀어 방한객 유치

“관광은 어느 한 나라가 월등히 앞서서 승패를 다투는 게임이 아닌 함께 크는 산업이다.”

4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 규슈 구마모토 지역에 8월 말에 의미 있는 손님들이 방문한다. 한국 여행업 임직원 200여명으로 이루어진 ‘일본 큐슈 구마모토 오이타 응원단’이다. 8월26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구마모토 지진 현장을 찾아 격려하고 유후인을 비롯한 규슈 주요 관광지를 시찰할 예정이다. 구마모토 오이타 응원단을 조직한 주인공은 1만5000여개 국내 여행업체가 모인 한국여행업협회(KATA)의 양무승 회장(62). 지난해부터 일본 등 해외관광업계와의 민간교류를 추진하면서 직접 대규모 방문단과 함께 찾아가고 있다. 평소 “민간교류가 관광산업 발전의 토대”임을 강조해온 양무승 회장을 만났다.


-8월26일 대규모 방문단을 이끌고 규슈 지역을 방문한다.

“구마모토 등이 4월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규슈는 우리에게 큰 시장이고, 또한 한국사람이 많이 찾는 여행지다. 일본 방한시장은 2012년 350만명이 한국을 찾으며 정점을 찍은 이후 정치적인 이슈 등으로 270만, 180만 매년 줄어들었다. 그래서 이처럼 일본이 어려울 때 여행업 관계자들이 찾아가 위로하고 관광시설 현장을 확인해 한국 관광객을 계속 보내겠다는 긍정적 신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를 통해 궁극적으론 그쪽서도 한국을 많이 오기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전달해 상호교류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다.“


-6월에는 240여명의 방문단이 역시 지진피해를 입었던 일본 도호쿠(東北)지역을 찾았다. 이런 대규모 해외 교류단은 어떤 계기로 구상하게 됐나.

“한일관계로 일본 방한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던 2014년 12월, 일본여행업협회(JATA) 임직원이 1000여명이나 한국에 왔다. 그때 타가와 히로미 JATA 회장이 ‘마치 한국 가면 큰 일 겪을 것 같아 방한상품을 추천 못하고 위축됐는데, 와보니 전혀 문제가 없다. 여행사 임직원들이 직접 와서 보고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런 JATA 임직원의 방문을 보고 우리도 해보자고 생각한 곳이 도호쿠 지역이다. 그곳은 쓰나미 이후 관광이 올스톱됐고, 특히 한국관광객 발길이 뚝 끊겼다. 그 지역 관광산업이 살아나는데 도움을 주자고 구성했다.”


-그런 대규모 방문단이 양국 교류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

“도호쿠 방문은 지난해 4월 처음 실시했는데 메르스 사태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 다시 추진했다. 마침 일본 중앙정부가 올해를 도호쿠 부흥 원년으로 선언했는데 우리가 가장 먼저 호응해 도와준 셈이다. 일본사람에게 한국에 오라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성의와 의지를 보여 그들의 발길을 이끄는 일종의 감성마케팅이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양무승 회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여행산업에 대해 덜 나가고, 많이 와야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여행수지도 늘 적자냐, 흑자냐를 따진다. 그런데 그런 우위경쟁보다 교류를 통한 동반 발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그런 시각으로 관광산업을 보면 시각이 좁아진다. 결국 장삿꾼이 손해 안 보려고 수지타산만 따지는 모양새인데 국가간의 일, 특히 관광은 손익개념보다 상호교류로 봐야 한다. 어느 나라나 다 관광객을 유치하려 애를 쓰는데, 우리만 관광객을 덜 보내고, 무조건 더 많이 받기만 하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질 않는다.”


-그래도 일본 방문단과 같은 교류가 우리 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우선 도호쿠 지역처럼 항공노선이 없어지거나 편수가 줄어든 곳에 우리나라에서 가는 수요가 늘면 다시 편수가 증가하고 항공료도 낮아진다. 이는 도호쿠에서 한국에 올 수 있는 항공편이 늘고 값도 싸져 방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방문단 활동을 통한 마음을 여는 감성 마케팅으로 한국 방문에 대한 부담감이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우리 방문단에 대한 그들의 답사가 늘 ‘한국 방문을 늘리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이 단순한 외교적 수사라 해도 그런 것이 쌓여 실질적인 결실로 온다.”


-한 인터뷰에서 관광산업의 규모가 커진 만큼 이를 바라보는 사회분위기나 국가정책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관점에서 ‘여행은 숨은 외교관’이라고도 말했는데.

“관광에 대한 패러다임이 아직 60년대에 머물고 있다. 그때는 무조건 외국 관광객을 많이 불러 국가경제에 보탬을 준다는, 유치정책만 있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어떤가. 한 해 3000 만명이 넘는 사람이 한국에 오고 해외로 나간다. 이제는 해외에 나간 우리가 어떤 모습과 문화를 보여주고 전파하는지도 중요하다. 외국에선 ‘한국사람=한국’이다. 해외에서의 모습과 행동이 한국에 가보고 싶은 니즈(needs)도 만든다. 이런 상호교류로 국민이 친해지면 국가는 자연스레 친해지지 않을까.”


- 대통령도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다. 업계 단체장으로서 외래관광객 2000만 시대를 여는데 필요한 점은.

“다들 애쓰시고 많은 정책을 내놓는데, 업계 입장에서는 컨트롤 타워가 없이 따로따로 움직인다는 아쉬움이 있다. 항공, 크루즈, 관광수용태세가 각각 국토부, 해수부, 문체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나뉜다. 통합적인 정책을 실시해 각종 주체를 집약할 곳이 필요하다. 전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1975년 총리실에 관광정책협의회를 만들어 관광분야를 통합 관리했는데, 이것이 1992년에 사라졌다. 우리 못지않게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일본은 아베 총리가 취임하면서 관광입국추진각료회의를 만들어 자신이 직접 의장을 맡아 정책 추진력을 키웠다.”


▲양무승 회장은?

▲1954년생 ▲송도고, 단국대, 동국대 행정대학원 졸업 ▲1999년 ㈜투어이천 대표이사. ▲201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서비스산업총연합회 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광위원회 위원 재임.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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