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결과

“이야깃거리 넘치는 中서 작가생활은 행운”

이설 기자

입력 2019-11-13 03:00:00 수정 2019-11-1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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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세계작가와의 대화’ 위해 방한 中소설가 옌롄커

옌롄커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작가로 김애란을 꼽으며 “단편집 ‘달려라 아비’의 힘차고 섬세한 감성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대산문화재단 제공
“중국에서는 특별한 영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야깃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와 나라에서 태어나 작가로 글을 쓰는 건 행운입니다.”

작품 가운데 8권이 금서로 지정된 거장은 중국 작가여서 행운이라고 했다. 기이한 사건·사고가 넘쳐나는 탓에 글감을 찾기 쉽다는 해학적 표현이었다.

소설가 옌롄커(61)가 대산문화재단과 교보문고가 마련한 ‘2019 세계작가와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12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국 사회와 작품 세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모옌, 위화와 함께 당대 중국을 대표하는 문호로 꼽힌다. 장편소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와 ‘딩씨 마을의 꿈’ ‘풍아송’ ‘사서’, 중편소설 ‘여름 해가 지다’, 산문집 ‘나와 아버지’ ‘연월일’ 등이 국내에 출간됐다. 고도성장 이면에 가려진 중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가감 없이 그려내는 작품을 주로 써왔다.

최근 홍콩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일까. 작가는 미리 “민감한 문제에는 답하기 힘들다”고 양해를 구했건만, 정치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홍콩 시위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과정”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인류의 자유와 존엄을 위한 모든 노력은 숭고합니다. 그리고 어떠한 이유에서든 폭력이 자행돼선 안 됩니다. 사람의 목숨은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선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보다는 중국에서 살아가는 14억 인구의 삶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중국에선 ‘영어가 후난 지방에서 탄생했다’거나 ‘예수의 고향은 중국 동북 지방’이란 주장이 지식인들 사이에서조차 회자된다. 이런 황당한 일화를 얘기하기엔 3박 4일도 부족하다”며 “나의 소설은 현실보다 단순하다”고 중국 사회를 에둘러 비판했다.

문제적 작가로 불리지만 그는 스스로를 ‘실패한 작가’, ‘나약한 사람’으로 규정했다. 아직 만족할 만한 작품을 써내지 못한 데다, 중국 사회에 대해 사실을 적었을 뿐 비판한 적은 없다는 자평이다.

코소보 인종청소 문제를 옹호한 전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페터 한트케에 대해선 “중국 작가들과 다르다. 작가는 참여하고 의견을 내야 하는데, 중국 작가는 침묵한다. 참여는 중요하다”고 했다.

“검열제도는 글 쓰는 이들의 자유를 억압합니다. 하지만 금서가 꼭 좋은 책은 아니고, 거꾸로 그 와중에 출간하는 작품이 모두 나쁜 것도 아닙니다. (앞으로도) 예술적인 관점에서 대표작을 펴내지 못하면 철저히 실패한 인생이 될 테지요.”

이설 기자 snow@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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