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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어떻게 전세계로 퍼졌나

세종=최혜령 기자

입력 2019-10-12 03:00:00 수정 2019-10-12 04: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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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돼지열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고기, 대륙 건너가 확산
1921년 케냐 발생 국제사회 알려져, 1957년 감염음식 유럽대륙에 상륙
2007년엔 유전자변형 동유럽 퍼져… 아시아선 지난해 중국서 첫 발생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예방책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돼지에게 남은 음식물, 즉 잔반을 먹이지 않는 것이다. 특히 ASF 발생국에서 출발한 비행기나 선박 안에서 승객들이 먹고 남은 돼지고기가 있다면 회항 때 이를 모두 싣고 가거나 열처리를 한 뒤 폐기해야 한다. 남은 음식물에 이렇게까지 엄격한 것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ASF가 유럽으로 건너갔을 때의 교훈 때문이다.

ASF가 처음 국제사회에 알려진 것은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야생 멧돼지가 갖고 있던 바이러스가 농가에서 사육 중이던 돼지에게 옮겨가면서다. 이때만 해도 아프리카 대륙에서만 발생하는 일종의 풍토병처럼 알려져 있었다.

1957년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이 우연히 유럽 대륙에 상륙하면서 치사율 100%의 치명적 바이러스가 각국에 퍼지기 시작했다. 음식이 전달된 경로가 비행기인지 선박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다만 분명한 것은 앙골라에서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실려간 남은 음식물이 다시 사료로 쓰였다는 점이다. 이를 먹은 돼지들이 ASF에 감염됐고 바이러스는 서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이후 ASF는 30년가량 서유럽 돼지농장을 괴롭혔다. 1960년 스페인, 1964년 프랑스, 1967년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ASF가 발생했다. 특히 ASF가 상륙한 포르투갈과 인접국인 스페인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열처리 없이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주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야생 멧돼지와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높은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강력한 근절대책이 계속됐다. 그 결과 포르투갈은 1993년, 스페인은 1995년 ASF 종식을 선언할 수 있었다.

주춤한 줄 알았지만 유전자형이 변형된 ASF 바이러스는 2007년 동유럽으로 확산됐다. 이번에도 남은 음식물이 문제됐다. 아프리카를 거쳐 조지아에 정박한 크루즈선에 바이러스가 묻은 음식이 실려 있었던 것이다. 이는 조지아의 돼지농장에 사료로 공급됐고 돼지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이후 체첸, 러시아 등 주변국까지 전파됐다.

2013년 유럽식약처(EFSA) 발표에 따르면 수송, 선적, 이동에 따른 감염이 38%로 가장 많았다. 감염된 돼지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거나 감염된 음식물이 옮겨질 때 전파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남은 음식물 사료 급여가 35%로 뒤를 이었다. 야생 멧돼지가 많은 나라들은 국경지대에 긴 울타리를 설치하기도 한다.

아시아에서는 지난해 8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서 처음 발생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러시아에서 발생한 유전형과 100%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양은 동유럽과 교역이 많아 축산물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 몽골, 베트남, 북한, 라오스 등으로 퍼져 나갔으며 국내에서는 지난달 17일 경기 파주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처음 발생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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