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화제]영화 주인공처럼… 이 순간을 영원히

손가인 기자 , 서민호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입력 2017-07-15 03:00 수정 2017-07-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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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코리아, 국내로 떠나요]동아일보-채널A ‘여행사진 공모전’ 6월 당선작 발표

서서린 씨(23)가 6월 떠난 경북 경주시 가족여행에서 찍은 작품 ‘라라랜드’. 서 씨의 부모님이 고즈넉한 돌담길을 배경으로 춤을 추고 있다. 서 씨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부모님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소중한 여행이었다”라고 말했다.
“음악을 틀었더니 제 부모님이 춤을 추시더라고요. 신혼여행 말고는 한 번도 여행사진을 찍은 적이 없던 분들이라 사진을 여러 장 찍었어요.”

대학생 서서린 씨(23·여)는 올해 5월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맞아 어머니의 고향인 경북 경주를 6월에 찾았다. 벚꽃이 남아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던 돌담길에서 서 씨는 휴대전화로 음악을 틀었다. 그러자 부모님은 영화 ‘라라랜드’의 남녀 주인공처럼 손을 마주잡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평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모님의 모습에 서 씨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따뜻한 감정이 차올랐다.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에 저절로 카메라에 손이 갔습니다.”

회사원인 그녀의 아버지는 긴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해외여행은 꿈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가족 국내여행이다. 이틀 정도 여유만 있다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서다. 게다가 최근 들어 국내 지방자치단체마다 관광자원 개발에 공을 들이면서 볼거리와 먹거리도 풍성해졌다. 서 씨는 “지역마다 갖고 있는 매력이 모두 다른 만큼 모든 지역을 빠짐없이 다녀보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주미 씨(39)가 강원 평창군 월정사에서 찍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월정사 템플스테이’.
동아일보와 채널A가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4월부터 진행 중인 ‘충전코리아, 국내로 떠나요-여행사진 공모전’의 6월 당선작 50편이 선정돼 14일 공개됐다. IBK기업은행의 후원으로 진행 중인 사진공모전에는 6월 한 달에만 350여 건의 작품이 접수됐다. 황금연휴가 있었던 5월 공모전에는 무려 500건 가까운 작품이 들어와 50건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당선작들은 공모전 홈페이지(www.letsgokorea.net)에서 볼 수 있다.

한영훈 씨(34)가 제주 비양도에서 아내와 함께 찍은 작품 ‘시간이 멈추었으면’.
서 씨처럼 당선작으로 뽑힌 사진들에는 크고 작은 사연들이 담겨 있다. 한영훈 씨(34·회사원)의 당선작 ‘시간이 멈추었으면’은 그가 아내와 함께 제주도 비양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한 씨 부부는 국내여행의 매력에 빠져 한 달에도 두세 번씩 캠핑 여행을 하며 사진 찍기를 즐긴다. 사진작가 수준의 실력을 갖춘 그의 사진들에 지인들은 “대체 여기가 어디냐. 한국이 맞느냐”고 질문할 정도다. 한 씨는 “여행을 좋아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외국을 많이 찾았다”며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도 풍경이 예쁜 곳이 정말 많다는 걸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혜미 씨(35)가 강원 영월군 별마로천문대에서 찍은 ‘우리도 하늘을 날아볼까?’.
9세 쌍둥이 아들을 키우는 주부 고혜미 씨(35)는 아이들의 문화 체험을 위해선 국내여행이 제격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은 1박 2일 일정으로 가족여행을 떠나려 노력한다는 고 씨는 “해외로 한 번 나가려면 온 가족이 일정을 맞추고 준비가 복잡한데, 시간만 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국내여행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6월 찾은 강원 영월군 별마로천문대 방문은 그중에서도 백미였다. 병풍처럼 아름답게 펼쳐진 영월의 경치도 잊기 어려운 경험이지만 천문대에서 한 가상현실(VR) 체험과 영월의 각종 전시관들을 찾았을 때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당시의 감흥을 ‘우리도 하늘을 날아볼까?’라는 작품에 담았고, 당선작으로 뽑혔다.

박지유 씨(19)가 전남 여수시에서 친구들과 함께 찍은 작품 ‘스무 살의 낭만’.
박지유 씨(19·여)는 중학교 친구들과 요즘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인 전남 여수로 여행을 떠났다. 우정을 다지자는 취지였다. 여수 밤바다를 보며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낭만포차’는 좋았고, 하룻밤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의 저녁 파티에서 만난 낯선 친구들과의 추억도 즐거웠다. 특히 우연히 발견한 검은모래해변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큼 아름다웠다. 박 씨는 “이 친구들과 첫 해외여행으로 대만도 가봤지만 여수의 경치가 훨씬 더 아름답고 더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며 “우리 사진 제목처럼 ‘스무 살의 낭만’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경남 산청군 황매산에서 김상기 씨(48)가 찍은 ‘별과 나’. 6월 공모전에서 1등 당선.
‘충전코리아, 국내로 떠나요-여행사진 공모전’은 이달에도 이어진다. 참여를 원하면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계정에 국내 관광지 사진에 해시태그(#)를 붙여 올리면 된다. 이달에는 ‘#충전코리아7월’이나 ‘#국내로떠나요7월’ ‘#충코7’이란 해시태그를 붙이면 된다. 수상작으로 선정되면 20만 원 상당의 국민관광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공모전 홈페이지나 캠페인 사무국(02-6380-7243)에 문의하면 된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서민호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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